소지 마립간

3. 가계

4. 병신갑 전설

《삼국유사》에는 한국의 정월 대보름 풍속과 관련하여 소지 마립간(비처왕)이 등장하는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소지 마립간 즉위 10년(488년), 왕이 천천정(天泉井)에 행차했을 때 까마귀와 쥐가 나타나 울었다. 쥐는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찾아가 보시오."라고 말했고, 왕은 기사(騎士)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다. 기사는 남쪽의 피촌(避村)^[15]에서 돼지 두 마리가 싸우는 것을 구경하다 까마귀를 놓쳤다. 그때 연못에서 한 노인이 나타나 글을 주었는데, 겉에는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기사가 돌아와 왕에게 바치자, 왕은 일관(日官)의 조언에 따라 글을 열어 보았다. 안에는 "사금갑(射琴匣, 거문고 갑을 쏘아라)"이라고 적혀 있었다. 왕이 궁에 들어가 거문고 갑을 쏘자, 그 안에서 숨어있던 중과 궁주(宮主)^[16]가 나왔다. 두 사람은 왕 몰래 간통하고 있었고, 왕은 그들을 사형에 처했다.

이후 신라에서는 해마다 정월 상해일(上亥日) · 상자일(上子日) · 상오일(上午日)에는 모든 일을 조심하고, 특히 15일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여 찰밥(약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 이를 신라에서는 '달도(怛忉)'라 불렀으며, 오늘날 한국의 정월 대보름 절식(節食) 중 하나인 약밥을 먹는 풍속의 유래가 되었다. 또한 노인이 나타나 편지를 전해준 연못은 서출지(書出池)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설화는 신라의 토속 신앙과 불교(佛敎) 간의 갈등, 불교 수용을 둘러싼 왕실과 귀족 집단의 대립, 또는 김씨 왕족 내부의 권력 투쟁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소지왕 9년(487년)에 설치된 신궁(神宮)과 관련된 갈등을 보여준다는 주장이 있다.

나희라는 학자는 천천정이 신궁이 지어진 곳, 즉 시조 혁거세왕이 태어난 나정(蘿井)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채미하에 따르면, 신라에 신궁이 지어지기 전에는 시조 혁거세왕을 모시는 '시조묘(始祖廟)'가 있었고, 이는 신라 전체의 국조로서 숭배받았다. 그러나 내물왕 이후 김씨 왕조가 왕위를 독점하면서, 김씨 왕실은 국조 혁거세왕에 대한 제사도 독점하고자 했다. 소지왕은 시조묘와 구별되는 새로운 제사 체계인 신궁을 세웠는데, 이는 김씨 왕실만이 올리는 제사였다.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17]이 소지왕과 대립했고, 이러한 갈등이 사금갑 설화에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5. 평가

소지 마립간은 나제 동맹을 통해 고구려 및 말갈에 맞서는 대외 정책을 펼쳤다. 주요 교전 기록은 다음과 같다.

493년에는 백제 동성왕에게 이벌찬(1등관)^[8] 비지의 딸을 보내 혼인 동맹을 강화했다.

내정 면에서는 두 차례의 대사면(479년, 488년)과 세 차례의 재해자·과부·홀아비 구휼(480년, 483년, 488년)을 시행했다. 487년에는 역참을 설치하고 관도를 수선하여 지방 통치를 강화했다. 490년 이후에는 왕도 금성(경주시)에 시장을 처음으로 설치하여 신라 각지의 물산이 모이게 했다.

488년에는 거처를 명활성(경주시 보문리)에서 월성으로 옮겼다.

참조

_[1] 웹사이트 List of Rulers of Korea https://www.metmuseu[...] 2019-04-21
_[2] 서적 State Formation in Korea: Historical and Archaeological Perspectives https://books.google[...] Psychology Press 2001
_[3] 뉴스 최초의 도로교통기관-우역(郵驛) https://m.dnews.co.k[...] 대한경제 2024-03-13
_[4] 웹사이트 "이사지왕(尒斯智王), 신라 왕 맞지만 금관총 주인 아니다" https://www.chosun.c[...] 2024-07-17
_[5] 문서 Granddaughter of Nulji of Silla
_[6] 문서 ただし、この戦闘については『三国史記』では新羅本紀だけが伝え、高句麗本紀・百済本紀には対応する記事が見られない。
_[7] 문서 詳細不明。前述の狐鳴城の異称とする説もある。（→井上訳注1980 p.85）
_[8] 문서 『三国史記』百済本紀には、伊飡（2等官）と記されている。
_[9] 삼국사기 "(炤知麻立干)十五年秋七月、置臨海、長嶺二鎮、以備倭賊"(『三国史記(新羅本紀第三)』)
_[10] 삼국사기 "(炤知麻立干)十九年夏四月、倭人犯邉」(『三国史記(新羅本紀第三)』)"
_[11] 삼국사기 "(炤知麻立干)二十二年春三月、倭人攻陷長峰鎮」(『三国史記(新羅本紀第三)』)"
_[12] 삼국사기 『三国史記』は「冬十一月、王薨([[500年]]11月、王が薨去した)」とのみ記すが、実際には同年3月から始まった倭軍との戦争に関連して死亡した可能性が高い。
_[13] 웹사이트 아버지인 자비 마립간이 미사흔의 딸과 461년 음력 2월에 혼인했으므로 학계에서는 소지 마립간이 최소 461년 이후에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https://kiss.kstudy.[...]
_[14] 서적 조선상고사 1931
_[15] 삼국유사 《삼국유사》에는 양피사촌(壤避寺村)으로, 남산(南山) 동쪽 산기슭에 있다고 했다.
_[16] 동사강목 궁주에 대해서 안정복은 《동사강목》에서 소지왕의 왕비인 선혜 부인이라고 하였다. (《동사강목》 권2하(下), 무진 【신라 소지왕 9년】)
_[17] 간행물 채미하 「신라 국가제사와 왕권」 2008, 도서출판 혜안, p.90